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참 단순한 질문이지만 막상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선뜻 답변을 하기가 곤란해 진다. 세계 제1의 인구 대국?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세계 제3위의 국토 대국?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타이틀은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앞서 질문의 대답은 이런 류의 수치적 답변이 아닐 것이다. 우리 역시 ‘우리나라의 면적이 세계 몇 위이기 때문에 어떻고, 인구 수가 얼마이기 때문에 우리는 어떻하다’라고 스스로 생각하여 우리 나라는 이러이러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질문의 대답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만약 이런 질문에 대해 우리의 삶과 비전이 중국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답변을 한다면 훌륭한 답변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나라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중국이 대표적으로 꼽힐 것이다. 고조선의 건국 이래로 중국의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또한 중국의 영향은 과거 역사에만 묻혀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세 단어로 된 영어는 ‘I Love You’, ‘Made In China’라고 하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서 사용되는 물품에서 중국산 물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즉, 우리의 소비는 이제 중국의 생산에 의존하는 바가 커졌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아는 것이 중요한다.
이번 리더스북에서 발간한 ≪자본주의적 인간, 중국 남부인≫은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에 대한 질문을 저자가 나름대로 정리하여 답변한 책이라고 하겠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공산국가이자, 계획 경제를 실시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구성원을 지칭하며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그것도 눈에 잘 띄는 빨간 색으로 제목 붙인 이 책은 기존에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중국에 대한 무지를 깨우치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사실 중국에 대한 도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군다나 중국에 대한 개략적인 역사와 현재의 모습에 대해 서술한 도서는 이제는 인문학 서적이 아닌 교양 서적 코너에 진열되어 있다. 최근 10년간 많은 저자들이 중국에 대한 저술을 쉽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많이 출판되어 나온 서적들은 이전의 중국 관련 서적들의 과거 10년 전 서술 방식인 중국 개관 소개에 그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리더스북이 발간한 ≪자본주의적 인간, 중국 남부인≫은 기존 중국 관련 서적과 차별성을 보인다. 단순히 책상에서 저술된 책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중국에 대해 보고 느끼고 고민한 부분이 잘 드러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정재용씨는 현재 연합뉴스에서 근무하는 기자로서, 이 책은 저자가 2008년 7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연합뉴스 홍콩특파원으로 재직하면서 보고 느꼈던 중국에 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자가 당시 특파원으로 재직하면서 만났던 중국 남부인에 대해 생생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중국 남부를 접했을 때의 외형적 모습과 느낌에 대해 서술하고 있고, 2장은 현재의 중국의 모습을 1장보다는 보다 미시적으로 살핀다. 3장과 4장은 중국 남부인에 대한 보다 심층적 탐구를 시도한다. 통시적으로는 진나라 이후의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공시적으로는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분포하고 있는 중국계 화교를 통해 중국 남부인의 기질을 심층적으로 파헤친다. 그리고, 중국의 여러 지역 중에 왜 하필이면 중국 남부를 주목해야 하는가에 대한 주장을 저자가 펼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꼼꼼하게 서술하고 있다.
책의 장점을 꼽으라면,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에서 서술되어 있는 내용은 그야말로 생생한 중국 남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중국은 어떠한 나라이라고 말을 하더라도 그것을 체험하지 않은 이상 쉽게 수긍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비록 중국 남부를 접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중국 남부와 중국 남부인에 대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서술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과거와 현재의 모습만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현지 특파원으로서 얻었던 중국 남부의 여러가지 정보들이 내용에 녹아 있어, 중국 남부의 향후 10년 후의 미래상을 유추해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중국 남부에 대한 전체적 총서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몇가지 보인다. 사실 중국은 황하문명의 발생지에 근거를 둔 나라라는 점에서, 또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문자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하고 있는 나라라는 측면에서 중국을 평가한다면 중국은 분명 문화 대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경제적 측면에서만 중국 남부를 다루고 있어 중국 남부와 중국 남부인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도모하는데 미흡하다. 또한 중국 남부와 중국 남부인의 경탄에 치우쳐 단점을 서술하는데 소홀히 한 점이 아쉽다. 분명, 중국 남부와 중국 남부인의 모습에서 훌륭하고 우리가 배울 점이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단점 역시 존재하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중국 남부인의 단점을 보다 자세히 소개를 했다면 우리가 그들의 단점을 타산지석 삼아 우리의 잘못된 점을 고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가지는 단점은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이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 이 책은 이제 중국 남부와 중국 남부인에게 관심을 돌려 보다 큰 관심을 갖도록 촉구한다는 점에서 이미 큰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본인도 1991년 1월 처음 중국에 방문했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그 후 본인은 간혹 중국을 방문하면서 매번 다른 충격을 받았었다. 중국은 큰 나라이면서, 변화하는 나라이다. 이런 나라에 대해 저자가 스스로 느낀 점을 가감없이 독자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책은 중국에 대해 학문적인 접근을 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보다 중국을 미시적으로 알고 싶은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중국의 북경, 상해 정도를 경험해 봤지만, 아직 중국 남부와 남부인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중국이라는 대국을 한눈에 조망할 쉬있는 능력을 키워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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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사망늑대
Eule der Minerva